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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침묵하게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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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츄럴 레볼루션
Date
2025-04-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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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를 이야기하는 순간, 사람들은 진실이 아닌 ‘이미지’부터 본다.

대마의 악마화를 넘어서, 그 핵심 내용을 말하려 하면, 그 시도는 곧바로 ‘미화’라는 비난으로 돌아온다.
있는 그대로 전하려는 말조차 의심받고,
"대마는 생각만큼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조차 꺼내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말해야 할 내용을 꺼내기 전부터,
그 말이 어떤 식으로 오해받을지를 먼저 계산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건 단순한 오해의 문제가 아니다.
‘대마는 위험하다’는 전제가 너무 오래, 너무 깊게 각인돼 왔기 때문이다.
그 각인은 이제 실상을 왜곡하는 수준을 넘어,
그 주제 자체를 ‘꺼내서는 안 될 이야기’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이야기는 점점 입을 닫게 되었고,
침묵당한 목소리는 곧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된다.
그리고 그 공백을 메우는 건 언제나
두려움, 낙인, 단정적인 혐오다.
우리는 허구의 도덕성이 진실보다 앞서는 사회에 살아왔고,
그 기조는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대마초를 창의적 사고의 도구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경험을 언급하는 순간,
“대마를 미화한다”는 비난이 따라붙는다.
사람들은 그에게 찾아온 내면의 사건이 무엇이었는지엔 관심이 없고,
단지 “대마를 했다는 사실”에만 매달린다.
지금 우리는, 어떤 물질을 이야기하는 순간
그 말한 사람마저 왜곡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기호용 대마는 나쁜 것이 아니다.”
이 말은 단지 시각의 전환을 제안하는 것일 뿐인데,
누군가는 그것을 “모두 함께 대마를 피우자”는 말로 받아들인다.
이건 단순한 착각이 아니다.
특정한 틀 안에서만 사고하도록 사회적으로 길들여진 결과다.
그 틀, 바로 그것이
대마를 ‘마약’이라는 낙인에 묶어온 힘의 구조다.
‘마약’이라는 단어는 과학적 분류가 아니라
사회적 통제의 언어로 작동해왔다.
그 안에서 대마는
‘범죄’와 ‘중독’이라는 프레임에 갇혔고,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모든 말과 시도는
“도덕에 반하는 것”으로 몰려왔다.
대마를 둘러싼 논의는 단지 한 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건 우리가 얼마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자유롭게 질문하고 말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결국, 이 논쟁은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이토록 강한 거부 반응은 정말 대마 자체 때문일까?
아니면, 그 대마를 둘러싼 서사가 무너지는 순간,
기존 질서의 균열이 드러나기 때문은 아닐까?
대마초가 더 이상 금기시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는 순간,
그동안 그것을 낙인찍고 억압해온 이들은
결국 자신이 ‘가해자’였음을 직면해야 한다.
바로 그 불편함이,
이 거부 반응의 본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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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곧 나올 책의 머리말 같아요 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