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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Revolution

사람은 술을 빚기 전부터 알코올을 먹었을까?

연구자들은 나무 아래 떨어진 침팬지 소변에서 알코올 섭취 흔적을 찾았다. 과일을 먹던 인간의 조상도 술을 빚기 전부터 알코올을 먹었을까. 확인된 결과와 남은 가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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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침팬지 소변에서 확인한 알코올… 술을 빚기 전의 섭취 가능성을 살펴보다

숲속 나뭇가지에 앉아 익은 과일을 먹는 침팬지를 그린 삽화
숲에서 과일을 먹는 침팬지를 그린 삽화.

연구자들이 나무 아래 마른 잎 등에 떨어진 침팬지 소변을 모았다. 알고 싶은 것은 침팬지가 알코올을 먹었는지였다. 술을 주거나 침팬지를 붙잡은 것은 아니다. 숲에서 평소 먹는 과일만으로도 알코올이 몸에 들어오는지 찾으려 했다.

그 흔적은 소변 20개 중 17개에서 나왔다. 잘 익은 과일 속에는 효모가 당을 발효시키며 만든 알코올이 있다. 이 결과는 침팬지가 과일을 먹으며 알코올도 섭취한다는 설명을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조상도 술을 빚기 전부터 과일 속 알코올을 먹었을까.

과일 속 알코올은 얼마나 될까

과일에 얼마나 들어 있길래 몸에서 흔적이 남을까. 미국 UC버클리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우간다와 코트디부아르의 침팬지가 먹는 익은 과일을 모았다. 2025년 9월 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분석에서, 각 과일을 먹는 시간까지 고려한 평균 알코올 함량은 두 지역 모두 무게 기준 약 0.3%였다. 과일 100g에 알코올 약 0.3g이 든 셈이다.

함량은 낮지만 침팬지가 먹는 과일의 양은 많다. 연구진은 기존 먹이 연구를 바탕으로 하루 약 4.5kg을 먹는다고 보고, 알코올 섭취량을 하루 약 14g으로 추정했다. 한 마리씩 하루 종일 따라다니며 실제로 먹은 양을 잰 수치는 아니며, 먹이와 섭취량에 따라 차이가 클 수 있다.

이 추정량을 술 몇 잔과 같은 양이라고 곧바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과일 속 알코올을 나눠 먹는 상황과 사람이 술잔을 비우는 일은 다르다. 이 추정이 침팬지가 매일 취한다는 뜻도 아니다.

소변에서 확인한 알코올 섭취 흔적

과일에서 알코올을 찾았다고 해서 침팬지의 몸에 들어갔는지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2025년 8월 우간다에서 침팬지 19마리의 소변 20개를 모았다. 침팬지를 붙잡지 않고 나무 아래에 떨어진 소변을 채취했다.

2026년 2월 Biology Letters에 발표한 후속 연구는 그중 17개에서 알코올이 분해될 때 생기는 물질을 검사 기준 이상 검출했다고 보고했다. 먹이인 과일뿐 아니라 침팬지의 몸에서도 알코올을 섭취한 흔적이 확인된 것이다.

다만 조사는 일주일 동안, 특정 과일을 주로 먹던 때에 이뤄졌다. 사람용 검사법을 썼고 소변이 얼마나 묽은지에 따른 차이도 조정하지 않았다. 정확히 얼마나 먹었는지, 얼마나 취했는지를 이 검사로 계산할 수는 없다.

조상들의 몸도 알코올을 분해했을까

오늘날의 침팬지가 인간의 조상은 아니다. 다만 과일을 먹다가 알코올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는 사례는 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조상에게도 알코올을 분해할 능력이 있었을까. 연구자들은 몸속에서 화학반응을 돕는 단백질인 효소를 살펴봤다.

2014년 온라인 공개된 PNAS 연구는 조상 영장류의 소화 효소를 실험실에서 복원해 비교했다. 인간·침팬지·고릴라가 갈라지기 전의 공통 조상 계통에서 약 1천만 년 전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술을 만들었다는 흔적은 아니지만, 발효된 먹이를 처리할 능력이 먼저 생겼을 수 있다는 단서다.

일부 연구자는 인간이 알코올에 끌리는 성향에도 과일을 먹던 조상의 식생활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UC버클리의 연구 소개도 다룬 가설이다. 그러나 알코올을 먹었다는 것과 그것을 좋아해 골랐다는 것은 다르다. 달콤한 당이나 과일 향에 끌렸을 가능성도 가려내야 한다.

과일의 성분 분석과 침팬지의 소변 검사, 조상 영장류의 효소 연구는 술을 빚기 전에도 발효된 먹이로 알코올을 섭취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알코올은 술을 만들면서 처음 생긴 물질이 아니라, 다른 먹이와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자연 속 성분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조상들이 취하려고 알코올을 찾았는지는 알 수 없다. 나무 아래에서 모은 소변은 침팬지가 평소 식사로 알코올을 섭취한다는 단서가 됐지만, 그것을 일부러 골라 먹기 시작한 시점과 이유까지 알려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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