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도수를 보고 얼마나 독한지 짐작한다. 대마 제품에도 강도를 가늠하는 숫자가 있다. ‘THC 함량’이다. THC는 대마의 취한 느낌에 관여하는 주요 성분으로, 말린 대마꽃 제품에는 그 비율을 퍼센트로 표시한다.
그렇다면 THC를 두 배로 사용하면 두 배 더 취할까. 여기서 말하는 ‘두 배’는 제품에 적힌 퍼센트가 아니라 실제 사용한 THC의 양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얼마나 사용했느냐에 따라 쓰는 THC의 양은 달라진다.
올해 공개된 연구를 설명한 저자들의 답은 예상과 조금 다르다. 양을 늘리면 대체로 더 취하지만, 두 배를 쓴다고 취기까지 두 배가 되는 식은 아니었다.

더 많이 쓰면, 느낌도 그만큼 커질까
이자벨라 굿윈 연구진은 여러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준 THC의 양과, 그 사람들이 얼마나 취했다고 답했는지를 모아 함께 분석했다. 주로 대마 사용 경험이 적은 사람들을 다룬 실험들이었다.
굿윈과 공동저자 아미르 엥룬드는 10월 기고에서 흡입 THC의 양이 많아질수록 대체로 더 취하지만, 취기가 강해지는 폭은 점점 작아진다고 설명했다. 적은 양에서는 느낌이 빠르게 강해져도, 이후에 THC를 더했을 때 그만큼의 변화가 거듭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이 설명은 흡입한 경우에 관한 것으로, 먹는 대마 제품까지 같은 계산으로 설명한 결과는 아니다.
혈액검사와 사람들이 말한 취기
제품의 함량과 실제 느낌이 어긋나는 모습은 평소 대마를 즐기던 사람들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2020년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에서는 성인 121명이 말린 대마꽃이나 농축 제품을 사용했다. 농축 제품은 대마에서 성분을 모아 THC 비율을 높인 것이다.
대마꽃 제품의 THC 함량은 16~24%, 농축 제품은 70~90%였다. 사용 직후 농축 제품을 쓴 집단의 평균 혈중 THC 수치는 대마꽃 집단의 두 배를 넘었다. 그런데 ‘얼마나 취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혈액검사에서 큰 차이가 났다고 사람들이 그만큼 더 강한 취기를 느낀 것은 아니었다.
연구진이 실험 장비를 실은 밴을 타고 집 앞까지 찾아간 이유도 실제 사용 경험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참여자들은 집에서 대마를 사용하고 나와 검사를 받았다. 평소 대마꽃을 쓰던 사람과 농축 제품을 쓰던 사람을 모았고, 사용할 양은 각자 정했다.
이들에게는 이전에 해당 종류의 고함량 제품을 써 보고 부정적인 반응이 없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대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본 실험은 아니었다. 연구진은 농축 제품 사용자들이 반복 사용으로 THC에 익숙해졌을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내성이 그 차이를 설명하는지까지 입증하지는 않았다.
비슷하게 취했다고 답한 사람들이 모든 검사에서 평소와 같았던 것도 아니다. 전체적으로 대마 사용 뒤에는 단어를 기억하는 검사와 눈을 감고 균형을 잡는 검사에서 사용 전보다 성적이 낮아졌다. 자신이 느끼는 취기만으로 몸의 변화를 모두 알 수는 없었던 셈이다.
굿윈 연구진의 2026년 분석에서는 흡입 THC의 양이 많아질수록 대체로 취기는 강해졌지만, 추가로 강해지는 폭은 작아졌다. 적어도 이 분석에서는 ‘THC의 양이 두 배면 취기도 두 배’라는 계산이 들어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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