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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Revolution

대마 사용자의 말은 왜 변명이 되는가

빌스택스의 발언과 보도에서 마주친 편 가르기와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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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와 흰 티셔츠를 착용하고 마이크를 든 채 팔을 올려 공연하는 빌스택스
공연 중인 빌스택스. 사진: @karlkanitrunk / 빌스택스 인스타그램.

대마 합법화를 주장해 온 빌스택스가 올봄에는 정치적 양극화를 먼저 걱정했다. 4월 27일 SPNS TV가 공개한 영상에서 그는 한국이 빨강과 파랑으로 너무 갈라져 있다며, 대마 합법화보다 그것부터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년 전에도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2020년 봄에 낸 앨범 《DETOX》는 대마를 소재로 삼았다. 제목은 ‘해독’이라는 뜻이다. 발매 뒤 SNS에 쓴 글에서 그는 여러 인터뷰를 했지만 왜 그런 제목을 지었는지 묻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그가 해독하고 싶었다는 것은 대마를 무조건 마약으로만 보는 인식이었다. 의료용 대마를 필요한 사람들이 더 쉽게 구하고, 성인이 기호로 즐기는 대마도 허용됐으면 한다고 썼다. 자신이 대마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음악 안에서는 그 취향이 농담과 감정으로 나타났다. 김도헌의 당시 IZM 리뷰는 ‘WASABI’가 대마 흡연을 와사비 맛에 빗대고, ‘Lonely Stoner’가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흥얼거리며 무기력함을 노래한다고 짚었다. 해외 음악을 닮아 독창성이 떨어지는 대목도 비판했다.

그해 가을에는 다른 래퍼의 방송 하차가 논쟁을 불렀다. 오왼이 대마 흡연 사건 뒤 ‘쇼미더머니9’에서 하차하고 얼굴까지 모자이크 처리되자, 빌스택스는 11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술과 담배 이야기를 꺼냈다. 둘 다 해로울 수 있는데 성인의 선택을 허용하면서, 대마 사용은 왜 범죄로 다루느냐는 질문이었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선택도 내가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즐기는 것을 허용받고 싶다는 말이니, 그의 주장에 자기 이익도 들어 있다. 그가 든 비교는 술을 마시는 일과 음주운전이었다. 대마를 사용하는 일과 그 뒤 저지르는 범죄도 그렇게 구별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

6년 뒤인 2026년 4월, 앞서의 영상에서 진행자는 대마 사용자를 향했던 댓글을 떠올렸다. “사형시켜라”, “사회악이다” 같은 말들이었다. 자신도 합법화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요즘 힙합 팬들이 모이는 SNS에서는 댓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빌스택스는 댓글 분위기가 바뀌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결국 정치와 법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한국은 빨강과 파랑으로 너무 나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합법화보다 먼저 풀어야 할 문제로 양극화된 생각과 태도를 꼽았다. 대마 사용자를 ‘사회악’이라 부르던 반응을 돌아보던 대화가, 서로 갈라진 한국 사회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반년 뒤, 빌스택스는 다시 대마 관련 혐의로 뉴스에 등장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대마와 대마 젤리를 구매해 사용한 혐의로 10월 16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소식이지, 유죄 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은 아니었다.

21일 소속사는 사과문을 냈다. 같은 잘못을 반복한 데 대해 깊이 반성하며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빌스택스와 무관한 내용까지 혐의로 보도됐다며 일부 보도를 반박했다. 어느 부분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사건을 전하는 제목에는 그의 오래전 주장도 등장했다. 뉴스엔은 “대마 합법화 외치더니”라는 말로 시작했다. 다음 날 뉴시스 제목에서도 “‘대마 합법화’ 외치던”이라는 말 옆에 “같은 잘못 반복”이라는 사과가 놓였다.

뉴스엔 본문에는 그가 의료용 대마의 규제를 풀고 기호용도 합법화하고 싶다고 쓴 글이 인용됐다. 2020년, 왜 앨범 제목을 《DETOX》로 지었는지 설명했던 바로 그 글이다. 이번에는 과거 처벌 이력 뒤에, 그가 논란을 빚었다는 대목으로 들어갔다.

당시 글에는 대마를 좋아한다는 고백과 법을 바꾸고 싶다는 주장이 함께 있었다. 이번 혐의를 해명하려고 뒤늦게 꺼낸 이야기는 아니었다.

4월 영상에서 진행자는 대마 사용자를 ‘사회악’이라 부르던 댓글을 떠올렸고, 빌스택스는 빨강과 파랑으로 갈라진 사회를 걱정했다. 반년 뒤, 그의 오래된 합법화 주장은 ‘외치더니’라는 말과 함께 돌아왔다. 그가 무엇을 바꾸고 싶었는지보다, 어떤 사람인지가 먼저 보이는 제목이었다. 법에 던진 질문이 반성하지 않은 사람의 말로 읽히는 그 자리에서, 대마 사용자의 설명은 다시 변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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