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공립박물관의 새 전시, 오래된 물건과 주민의 기억으로 대마의 역사를 기록하다

어린 케이시 오닐의 할아버지는 대마를 보고 ‘토마토’가 잘 자란다고 농담했다. 아이도 그 말뜻을 알았다. 오닐이 박물관에 보낸 글에는, 대마를 키우던 집에서 자란 어린 시절의 기억이 이렇게 남아 있다.
그 기억을 보관하는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공립박물관이다. 윌리츠에 있는 멘도시노 카운티 박물관은 10월 10일 대마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전시를 열었다. 재배 농부의 이야기와 대마를 단속했던 사람의 회고가 함께 담겼다. 같은 식물을 두고 살아온 서로 다른 삶이 전시의 자료가 된 것이다.
신문과 음반, 농기구도 대마의 역사가 된다
전시 이름은 ‘레드우드 숲의 장막 뒤: 캘리포니아의 대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대마 재배 지역에서 모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1970년대부터 캘리포니아주가 성인용 대마 합법화를 결정한 2016년까지를 돌아본다.
함께 전시를 기획한 Exhibit Envoy의 소개에 따르면, 자료에는 신문과 포스터, 음반, 책, 보드게임, 농기구가 포함된다. 대마와 관련된 인터뷰나 영상은 QR코드로 접할 수 있다. 법 조항만 읽는 대신, 사람들이 무엇을 만들고 듣고 일하며 살아왔는지 따라가게 하는 구성이다.
대마의 의료적 이용, 재배와 지역 경제, 대중문화가 모두 전시의 주제다. 한 식물을 둘러싼 역사가 약물에 대한 평가 하나로만 정리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토마토’를 키우던 아이가 농부가 되기까지
박물관이 공개한 케이시 오닐의 회고에는 평온한 정원과 단속에 대한 두려움이 함께 등장한다. 모르는 차가 집으로 들어오자 어머니가 작은 대마 화분을 집 아래에 숨기라고 했다는 기억, 헬리콥터가 내려와 식물을 잘라 갔다는 기억도 남겼다. 이는 오닐이 직접 들려주는 경험담이다.
성인이 된 뒤에는 채소와 대마를 함께 기르는 농장을 꾸렸다. 그는 2014년 행사에서 주변의 화려한 부스와 달리 채소 무늬 식탁보를 펴고, 방문객에게 당근과 사과를 간식으로 내놓았다고 썼다. 그의 기록에는 재배와 판매뿐 아니라, 채소를 기르고 손님을 만나는 일상도 담겨 있다.
그의 이야기가 합법화의 환호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오닐은 이후 판매 구조와 비용 때문에 작은 농장을 운영하기 어려웠다고 돌아본다. 지금도 일이 쉽지는 않지만, 자신들이 기른 농산물과 대마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는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단속했던 사람에게도 이웃이 있었다
다른 쪽에는 멘도시노 카운티 보안관으로 일했던 톰 올먼의 회고가 있다. 미국의 보안관은 지역 치안을 맡는 선출직 책임자다. 대마 재배가 흔한 지역에서 자란 그는, 단속 대상인 정원 뒤에 친구와 이웃, 친척과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썼다.
올먼은 환경 훼손이나 폭력 등은 단속해야 할 문제였다고 강조하면서도, 재배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했다고 돌아본다. 법을 집행하는 일과 지역 사람들을 이해하는 일이 자신의 경력 안에 함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익명으로 기록을 남긴 대마 단속 요원은 대마 사용을 형사처벌하지 않는 방향의 변화에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박물관이 모은 기억이 모두 같은 결론으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기록은 합법화 찬반의 구호보다, 그 시절 서로 무엇을 보고 겪었는지 읽는 자료에 가깝다.
아직 끝나지 않은 기억 수집
박물관은 주민들이 보낸 글을 온라인에서도 공개하고 있다. 전시 공간에 맞춰 줄인 이야기도 있지만, 웹에서는 저자가 남긴 전체 글을 읽을 수 있다. 지금도 이야기를 더 모으고 있으며, 이름을 밝히지 않고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개인의 회고는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단서다. 다만 기억 속 사건이나 평가는 저자의 설명이며, 모두 별도의 기록으로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다. 이런 차이를 지키면서 읽으면 농부와 단속자의 글 모두에서, 법과 통계만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에 박물관 안으로 들어온 것은 대마의 역사와, 법이 바뀌는 동안 서로 다른 자리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이다. 이제 그 기억을 남기는 일도 지역 역사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